[창업자 Q&A] "영업팀을 20명의 AI 에이전트로 교체했습니다" — Jason Lemkin (SaaStr)
SaaStr의 Jason Lemkin이 실행한 AI 에이전트 기반 GTM(시장 진출 전략) 혁신 사례를 심층 분석합니다. 10명의 영업 인력을 1.2명으로 대체하며 매출을 유지한 구체적인 운영 모델과, AI가 영업 조직의 중간층을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 그리고 한국 스타트업이 준비해야 할 AI-Native GTM 전략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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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M 패러다임의 전환: 인간 중심에서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2024년 초,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 Lenny Rachitsky는 SaaS 업계의 거물 Jason Lemkin을 초대하여 영업 및 GTM(시장 진출 전략)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당시의 논의는 채용 프로세스부터 기업들이 흔히 범하는 GTM 전략의 오류까지, 매우 고전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사실 그 시점은 AI가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본격적으로 침투하기 직전인 'AI 이전 시대'의 끝자락이었습니다.
당시의 대화 내용은 여전히 유효한 비즈니스 원칙을 담고 있지만, 실행의 주체 측면에서는 거대한 간극이 존재합니다. 2024년 1분기까지만 해도 영업, 마케팅, 온보딩, 고객 지원 및 고객 성공(Customer Success)에 이르는 모든 가치 사슬은 전적으로 인간의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1~2년 만에 이 모든 프로세스는 AI 에이전트에 의해 재정의되고 있습니다.
Lenny는 2026년의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 Jason을 다시 초대했고, 그 자리에서 놀라운 변화를 공개했습니다. 과거의 GTM이 '얼마나 많은 유능한 인력을 확보하느냐'의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정교한 AI 에이전트 워크플로우를 구축하느냐'의 싸움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도구의 도입을 넘어, 기업의 운영 모델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SaaStr의 실험: 10명의 영업팀을 1.2명의 인력으로 재편한 비결
SaaStr의 Jason Lemkin은 최근 자신의 GTM 팀을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전면 재구축하는 파격적인 실험을 단행했습니다. 그 결과는 수치로 증명되었습니다. 과거 10명의 인력이 수행하던 영업 업무를 현재는 단 1.2명의 인력(Full-time equivalent)만으로 동일한 매출 규모를 달성하며 완수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건비 절감을 넘어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경이로운 수준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변화가 치밀한 계획하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Jason은 처음부터 AI 중심 조직을 설계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2025년 5월에 발생한 예기치 못한 상황을 계기로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당시 두 명의 핵심 영업 팀원이 동시에 퇴사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그는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는 대신 이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던 AI 에이전트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결정은 단순한 인력 충원의 공백을 메우는 차원을 넘어, 기업의 확장성(Scalability)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되었습니다. 인간 직원은 채용, 교육, 관리라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AI 에이전트는 즉각적으로 투입 가능하며 반복적인 업무에서 인간보다 훨씬 높은 일관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AI 에이전트 기반의 새로운 영업 조직 구조와 운영 모델
하이브리드 인력 구성의 핵심
현재 SaaStr의 GTM 조직은 매우 독특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다양한 영업 워크플로우에 걸쳐 총 20명의 AI 에이전트가 배치되어 있으며, 이들은 단 한 명의 풀타임 인간 AE(Account Executive)에 의해 관리됩니다. 여기에 '최고 AI 책임자(Chief AI Officer)'가 전체 업무 시간의 20%를 할애하여 에이전트들의 성능을 최적화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모델의 핵심은 인간이 단순 반복 업무에서 해방되어,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검토하고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내리는 데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인간 AE는 에이전트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종 의사결정을 지원하며, CAIO는 에이전트들이 비즈니스 목표에 부합하게 작동하도록 알고리즘과 프롬프트를 지속적으로 튜닝합니다.
상품 가치에 따른 역할 분담
모든 영업 과정을 AI에게 맡기는 것은 아닙니다. SaaStr는 상품의 가격대와 복잡성에 따라 인간과 AI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저가형 상품 판매나 표준화된 프로세스가 적용되는 영역은 완전히 AI 에이전트가 전담하여 처리합니다.
반면, 고가의 스폰서십이나 복잡한 계약 조건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거래의 경우, AI가 사전 준비와 초기 접촉을 담당하되 실제 협상 단계에서는 인간이 직접 개입합니다. 이러한 전략적 분업은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고액 계약에서 필수적인 '인간적 신뢰'를 놓치지 않는 영리한 접근법입니다.
AI 에이전트가 인간 영업 사원보다 우월한 실질적 지표들
AI 에이전트 도입 후 가장 눈에 띄게 향상된 지표는 리드(Lead)에 대한 응답 속도와 자격 검증(Qualification)의 정확도입니다. 인간 영업 담당자는 업무 시간 외에는 응답이 불가능하지만, AI 에이전트는 토요일 밤 11시에도 잠재 고객의 문의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즉각성은 고객 경험을 혁신할 뿐만 아니라, 리드가 식기 전에 기회를 포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또한, AI는 인간이 가진 심리적 편향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인간 영업 사원은 종종 업무 효율을 위해 소위 '체리 피킹(Cherry-picking)', 즉 달성하기 쉬운 리드만 골라 작업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지치지 않으며, 모든 기회에 대해 끝까지 후속 조치(Follow-up)를 수행합니다. 이는 놓치기 쉬운 작은 기회들까지 매출로 전환시키는 강력한 동력이 됩니다.
결과적으로 AI는 영업 파이프라인의 하단(Bottom of the funnel)을 매우 촘리하게 메워줍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일관된 자격 검증은 영업 팀이 정말로 계약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는 전체적인 영업 사이클의 속도를 높이고, 리드에서 계약에 이르는 전환율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킵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AI를 도입하는 단계적 전략
고객 지원(Support)에서 시작해야 하는 이유
AI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에게 가장 권장되는 시작점은 고객 지원(Support) 영역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물리적, 비용적 한계로 인해 24시간 지원 체계를 갖추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AI는 24시간 상시 대기하며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술적 리스크는 가장 낮으면서도 고객 만족도 향상이라는 임팩트는 가장 큰 진입점입니다.
고객 지원 단계에서 AI의 성능을 검증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면, 이를 자연스럽게 영업 및 온보딩 단계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질문 패턴과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학습한 AI는 이후 영업 단계에서 훨씬 더 정교한 맞춤형 제안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됩니다.
'시크릿 모드 테스트'를 통한 공백 발견
Jason Lemkin은 기업들이 자신의 프로세스를 점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시크릿 모드 테스트(Incognito Mode Test)'를 제안합니다. 이는 새로운 Gmail 계정을 생성하여 잠재 고객의 입장에서 자신의 제품에 가입하고, 지원, 영업, 온보딩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입니다.
이 테스트를 통해 고객이 겪는 응답 지연, 불친절한 안내, 복잡한 절차 등의 공백을 직접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적 공백'이야말로 여러분의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우선적으로 도입해야 할 지점입니다.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이 곧 AI가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큰 비즈니스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해고인가, 인력 구조의 재편인가: AI가 바꾸는 고용의 실체
‘백필링(Backfilling)’ 현상과 중간층의 위기
최근 언론에서 보도되는 'AI로 인한 대규모 해고'라는 서사는 실제 현장의 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현재 기업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훨씬 미묘하고 구조적입니다. 핵심은 기업들이 기존 인력을 해고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지 않는 '백필링(Backfilling)'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신입 SDR(Sales Development Representative)을 대거 채용하여 리드 발굴 업무를 맡겼다면, 이제는 그 자리를 AI 에이전트가 대신합니다. 즉, 전체 인원수(Headcount) 자체가 늘어나지 않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압박을 받는 계층은 최고 수준의 인재나 리더십 계층이 아닌, 업무의 상당 부분을 반복적인 프로세스로 수행하던 '중간 수준의 평범한 영업 전문가'들입니다.
변화하는 시대, 영업 전문가와 창업자가 취해야 할 생존 전략
변화의 파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언은 명확합니다. 영업 전문가들에게는 '기다리지 말고 오늘 당장 AI 도구를 선택하여 직접 학습하라'고 권고합니다.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회사 내에서 AI 에이전트를 생산적으로 관리하고 워크플로우에 통합할 줄 아는 능력이 곧 새로운 시대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는 핵심 역량이 될 것입니다.
또한, AI 솔루션 도입을 고려하는 창업자라면 벤더(Vendor) 선정에 신중해야 합니다. 단순히 기능이 많은 업체가 아니라, 여러분의 비즈니스에 맞게 AI를 실제로 구현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구현(Implementation) 지원 능력'이 뛰어난 업체를 선택해야 합니다.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을 어떻게 여러분의 워크플로우에 안착시키느냐가 승패를 가르기 때문입니다.
Jason Lemkin은 지금을 '마법 같은 시대(magical times)'라고 정의합니다. 기존의 영업 플레이북은 무용지물이 되었지만, 잠재 고객을 찾고, 자격을 검증하며, 구매를 돕는다는 비즈니스의 근본 원칙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원칙을 실행하는 도구가 영원히 바뀌었을 뿐입니다. 이 변화를 가장 빠르게 수용하는 자가 시장의 승자가 될 것입니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던지는 시사점: AI-Native GTM의 필요성
Jason Lemkin의 사례는 한국의 스타트업과 GTM 전략에도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한국 시장은 인건비 상승과 함께 우수한 영업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GTM 전략은 적은 인원으로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강력한 레버리지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일수록 'AI-Native'한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인간 중심의 조직을 설계한 뒤 나중에 AI를 덧붙이는 방식은 비효율적입니다. 설계 단계부터 AI 에이전트가 수행할 업무와 인간이 수행할 고부가가치 업무를 구분하는 'AI-First' 구조를 가져가야 합니다.
결국 AI를 마스터한 인재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창업자와 영업 전문가들이 지금 당장 AI를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닌, 조직의 핵심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질문은 하나입니다. 여러분은 AI를 다루는 소수의 핵심 인재가 될 것인가, 아니면 변화에 뒤처진 과거의 플레이북에 머물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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