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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매니저는 불공평한 역할이다. 그러니 불공평하게 일하라.

PM은 메이커와 매니저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조직의 부전을 완화해야 하는 불공평한 직무입니다. 기술 산업의 '대대적인 평탄화'와 AI의 발전 속에서,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시스템을 구축하여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5가지 실전 전술을 제안합니다.

피치보드 편집팀·2026-05-08·조회 7
프로덕트 매니저는 불공평한 역할이다. 그러니 불공평하게 일하라.

PM이라는 역할이 가진 근본적인 구조적 불공평함

프로덕트 매니지먼트(PM)라는 직무는 태생적으로 권한과 책임의 불균형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PM은 제품을 직접 만드는 '메이커(Maker)'로서의 실무 역량과, 팀과 이해관계자를 조율하는 '매니저(Manager)'로서의 관리 역량을 동시에 요구받습니다. 하지만 조직의 계획 단계에서 PM의 이러한 이중적인 업무 부하와 역량 소모는 거의 고려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더욱이 PM은 채용이나 해고와 같은 인사권, 혹은 예산 집행과 같은 직접적인 자원 통제권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은 PM에게 무언가를 반드시, 그리고 매우 빠르게 성사시켜야 한다는 막중한 기대를 겁니다. 결국 PM은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기능 부전과 커뮤니케이션의 마찰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완화하는 '쿠션(Cushion)'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러한 불공평함은 조직이 아주 이상적인 상태일 때조차 존재합니다. 명확한 전략을 가진 권한 있는 프로덕트 팀에 속해 있더라도, PM은 끊임없이 메이커와 매니저 사이의 간극을 메워야 합니다. 따라서 PM의 성공은 단순히 제품을 잘 만드는 것을 넘어, 이 불공평한 구조 속에서 어떻게 자신만의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PM이라는 역할이 가진 근본적인 구조적 불공평함

기술 산업의 '대대적인 평탄화'와 가속화되는 업무 범위

개별 기여자의 역할 확장과 AI의 영향

최근 몇 년간 기술 산업에서는 '대대적인 평탄화(Great Flattening)' 현상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보다 더 적은 수의 개별 기여자(IC)가 훨씬 더 넓은 범위의 프로덕트를 소유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실무적인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여러 팀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기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입니다.

여기에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AI는 PM이 처리할 수 있는 업무의 양을 폭발적으로 늘려줄 수 있지만, 동시에 한 명의 PM에게 요구되는 업무의 스펙트럼과 속도에 대한 기대치 또한 비약적으로 높여놓았습니다. 이제 PM은 단순히 일을 잘하는 것을 넘어, AI와 도구를 활용해 업무의 밀도를 관리해야 하는 시대에 직면했습니다.

업무에 휘둘리지 않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법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번창하는 PM들은 단순히 업무량에 압도당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업무가 자신을 휘두르게 두는 것이 아니라, 업무가 자신에게 맞게 돌아가도록 만드는 '시스템 설계자'의 면모를 보입니다. 자신만의 방법론, 도구, 그리고 루틴을 구축하여 불공평한 업무 환경을 통제 가능한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국 생존과 성장의 차이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입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소유하느냐'에서 갈립니다. 다음 섹션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5가지 전술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술 산업의 '대대적인 평탄화'와 가속화되는 업무 범위

전술 1: 회의 현장에서 즉시 액션 아이템을 확정하라

많은 PM이 회의가 끝난 후 정리된 회의록을 작성하거나 액션 아이템을 할 일 목록에 추가하는 데 귀중한 시간을 허비합니다. 하지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회의가 진행되는 도중에 그 자리에서 즉시 처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회의 요약본 발송'이 결정되었다면, 회의 종료 직전에 해당 프로젝트의 슬랙(Slack) 채널을 화면 공유하십시오.

참석자들이 모두 보고 있는 화면에 요약 내용과 액션 아이템의 불렛 포인트를 즉석에서 작성한 뒤, 마지막에 '이 내용이 맞는지 확인 부탁드립니다'라고 요청하십시오. 모두의 합의가 이루어지는 순간 '엔터'를 누르고 화면 공유를 중단하면 됩니다. 이 짧은 과정만으로도 회의의 목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사후 작업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동료와 이해관계자들에게 매우 강력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들의 관점에서 당신은 단순히 회의를 주관하는 사람이 아니라, 주도권을 잡고 명확성을 제공하며, 즉각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신뢰할 수 있는 리더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전술을 Jira 티켓 작성, 동료에게 의견 요청하기, 다음 미팅 일정 잡기 등 모든 유형의 업무로 확장해 보시기 바랍니다.

전술 2: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영상 활용법

캘린더를 가득 채운 30분짜리 회의 중 상당수는 사실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또한, 회의의 절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참석자들이 회의 전에 이미 충분한 맥락을 파악하고 준비된 생각을 가지고 들어오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Loom이나 슬랙 비디오 클립과 같은 영상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십시오.

회의의 목적이 미묘한 뉘앙스를 전달하거나 정보량이 많은 개념을 설명하는 것이라면, 굳이 실시간 회의를 잡을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청중을 '시청자'로 대우하며, 그들이 영상을 클릭하고 싶게 만드는 의도적인 영상을 제작하십시오. 메시지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전달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두 번 이상 재촬영하는 수고를 아끼지 마십시오.

영상 메시지에서는 항상 '이 영상을 보는 것이 여러분의 시간을 아끼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ROI)'를 강조해야 합니다. 이러한 비동기적 접근 방식에 익숙해지고 어색함을 극복하는 PM만이, 실시간 회의의 압박에서 벗어나 압도적인 생산성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전술 3: 슬랙(Slack)의 혼돈을 통제하는 리추얼 도입

슬랙은 강력한 도구이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PM의 집중력을 파괴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신만의 '슬랙 리추얼(Ritual)'을 만들어야 합니다. 가장 먼저, 하루의 업무 시작 직후나 집중이 필요한 시간대에는 슬랙에 접속하지 않는 시간을 설정하십시오. 본인의 업무 리듬에 맞는 최적의 시간대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슬랙에 접속할 때는 무작정 메시지를 읽기보다 섹션을 구성하여 우선순위를 정하십시오. 긴급하지 않은 채널은 접어두고, 읽은 채널은 즉시 숨김 처리하여 관리해야 할 채널의 수를 시각적으로 줄여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슬랙이 통제 불가능한 정보의 바다가 아닌, 관리 가능한 도구로 느껴지게 됩니다.

또한 슬랙의 리마인더 기능을 로봇 비서처럼 활용하십시오. 당신이 시작한 많은 스레드는 답장 없이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대방이 업무를 놓쳤더라도 그것을 개인적인 문제로 받아들이지 말고, 슬랙 리마인더를 통해 '친절한 리마인드(friendly bump)'를 보내십시오. 이러한 체계적인 팔로업은 당신을 회사에서 가장 일을 꼼꼼하게 챙기는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전술 4: 팀원을 미니 PM으로 만들어 영향력을 확장하라

지휘자로서의 PM과 스타 연주자로서의 팀원

PM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아야 합니다. 지휘자가 모든 악기를 직접 연주할 수 없듯이, PM 역시 모든 의사결정을 독점해서는 안 됩니다. 팀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춘 '스타 연주자'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새로운 팀을 맡게 된다면, 가장 영향력 있고 수익을 창출하는 핵심 프로젝트들이 결코 당신만의 아이디어가 아니었음을 팀원들에게 명확히 전달하십시오.

팀원들이 의사결정을 요청할 때, 그들이 전문가로서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하십시오. 대신 '그 결정을 내리는 데 내가 어떤 맥락(Context)을 제공해주면 좋겠느냐'고 되물으십시오. 이는 팀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함과 동시에 PM의 업무 부하를 줄이는 고도의 전략입니다.

공개적인 소통과 긍정적 피드백의 힘

팀원 중 누군가가 자신의 직무 범위를 넘어 PM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예: QA의 데이터 분석, 디자이너의 이해관계자 소통 등), 그들에게 아낌없는 긍정적 피드백을 보내십시오. 이러한 행동은 팀 전체의 오너십을 높이는 촉매제가 됩니다.

또한, 정보의 투명성을 위해 DM(다이렉트 메시지) 사용을 경계해야 합니다. 기밀 사항이 아닌 이상, 누군가 당신에게 DM을 보낸다면 즉시 공개 채널에 다시 올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본능적인 습관으로 만드십시오. 정보가 DM 속에 갇히는 순간, 팀의 협업 효율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전술 5: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프로덕트 스크랩북 구축

PM의 업무는 파편화된 정보의 연속입니다.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션(Notion)과 같은 도구를 활용하여 '프로덕트 스크랩북'을 만드십시오. 고객 피드백 스크린샷, 데이터 차트, 고객 지원 티켓, Gong 통화 링크, 슬랙 스레드 등 가치 있는 모든 정보를 이곳에 모아야 합니다.

단순히 모으는 것에 그치지 말고, 수익화, 온보딩, 내부 도구, 바이럴, 기술 부채와 같은 '스윔 레인(Swim lanes)'별로 분류하여 정리하십시오. 업무 흐름 중에 발견한 작은 단서라도 즉시 스크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이때 메모는 가볍게 유지하되, 나중에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명확한 제목을 붙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스크랩북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리서치를 진행할 때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빈 문서에서 고통스럽게 시작하는 대신, 이미 모아둔 방대한 고객 단서들을 바탕으로 논리를 전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해관계자들은 당신이 고객의 목소리를 진정으로 경청하고 기록하는 PM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며, 이는 더 많은 인사이트가 당신에게 모이게 만드는 선순환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한국 스타트업 환경에서 시스템 중심의 PM으로 생존하기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PM에게 요구되는 '실행력'의 기준 또한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단순히 '열심히' 하는 방식은 금방 번아웃에 직면하게 만듭니다. 앞서 언급한 5가지 전술은 단순히 업무를 빨리 끝내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불공평한 역할 구조 속에서 PM이 자신의 정신적, 물리적 에너지를 보호하며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기 위한 생존 전략입니다.

결국 핵심은 '반응적(Reactive)인 PM'에서 '시스템적(Systematic)인 PM'으로 진화하는 것입니다. 문제가 터졌을 때 수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정보가 흐르는 길을 만드는 데 집중하십시오. 업무가 당신을 휘두르게 두지 마십시오. 대신 당신이 만든 시스템 위에서 업무가 질서 있게 흘러가도록 만드십시오. 그것이 불공평한 게임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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