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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asz Tunguz: AI 기업들이 왜 다시 플랫폼으로 통합(Rebundling)되고 있는가 — 그리고 SaaS 창업자들이 해야 할 일

SaaS의 전문화(Unbundling) 시대가 가고 AI로 인한 통합(Rebundling)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Theory Ventures의 토마스 퉁거즈가 분석한 AI 시대의 구조적 변화와 구매자의 인지적 부하 문제를 살펴보고, 한국의 SaaS 창업자들이 생존하기 위해 취해야 할 전략적 방향(수직적 통합 및 워크플로우 확장)과 핵심 지표인 NDR의 중요성을 심도 있게 다룹니다.

피치보드 편집팀·2026-05-08·조회 7
Tomasz Tunguz: AI 기업들이 왜 다시 플랫폼으로 통합(Rebundling)되고 있는가 — 그리고 SaaS 창업자들이 해야 할 일

SaaS의 황금기를 정의했던 '언번들링'의 종말

Tomasz Tunguz: AI 기업들이 왜 다시 플랫폼으로 통합(Rebundling)되고 있는가 — 그리고 SaaS 창업자들이 해야 할 일

지난 10년 동안 B2B SaaS 시장을 관통했던 핵심 원리는 '언번들링(Unbundling)'이었습니다. 거대한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가 제공하던 방대한 기능 중 특정 기능만을 떼어내어, 해당 분야에서 압도적인 전문성을 제공하는 'Best-of-breed' 솔루션들이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기업들은 각 부서의 필요에 맞춰 가장 뛰어난 개별 도구들을 조합하여 최적의 스택을 구성해 왔습니다.

이러한 구조가 가능했던 이유는 기술적 안정성에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의 기반이 되는 기능 계층(Functionality layer)이 한 번 구축되면 수년 동안 큰 변화 없이 유지되었기 때문입니다. 구매자들은 개별 솔루션을 평가하고 도입하는 데 드는 비용이 기술적 변화의 속도보다 훨씬 느리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는 곧 전문화된 스타트업들에게 거대한 기회의 장을 열어주었습니다.

하지만 Theory Ventures의 파트너인 토마스 퉁거즈(Tomasz Tunguz)는 이제 이러한 패턴이 완전히 뒤집히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AI라는 거대한 파도가 몰려오면서, 과거의 전문화 전략이 오히려 기업들에게 독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구조적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AI 시대의 역설: 왜 다시 '리번들링'인가?

Tomasz Tunguz: AI 기업들이 왜 다시 플랫폼으로 통합(Rebundling)되고 있는가 — 그리고 SaaS 창업자들이 해야 할 일

기술적 변동성이 가져온 인지적 부하

AI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술의 변화 속도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소프트웨어의 엔진이 안정적이었다면, 지금은 LLM(거대언어모델), 에이전트 프레임워크, 추론 제공업체, 그리고 이를 평가하는 도구들까지 모든 스택이 매달 단위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구매자들은 극심한 '인지적 부하(Cognitive Load)'를 경험합니다. 매 분기마다 최적의 기술 스택을 다시 구성해야 한다면, 기업의 IT 운영팀과 현업 담당자들은 본연의 업무보다 도구를 관리하고 통합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구매자가 원하는 것은 '단일 인터페이스'와 'SLA'

결국 구매자들은 기술적 완벽함보다 '관리의 편의성'을 선택하기 시작했습니다. 설령 특정 분야에서 아주 뛰어난 전문 솔루션이 있더라도, 그 솔루션이 매달 바뀌는 AI 모델 스택을 직접 관리해야 한다면 기업은 이를 기피합니다.

대신 구매자들은 다소 덜 전문화되어 보이더라도, 단일 인터페이스를 통해 모든 복잡성을 내부화(Internalize)해주고, 단일한 서비스 수준 협약(SLA)을 보장해 주는 '통합 플랫폼'을 선호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AI 기업들이 다시 플랫폼으로 통합되는 '리번들링(Rebundling)' 현상의 본질입니다.

창업자의 딜레마: 깊이(Depth)와 표면적(Surface Area)의 트레이드오프

이러한 변화 속에서 SaaS 창업자들은 매우 까다로운 전략적 선택지에 직면하게 됩니다. 바로 제품의 '깊이(Depth)'를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표면적(Surface Area)'을 넓힐 것인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특정 워크플로우에서 압도적인 깊이를 가진 제품을 만드는 것은 과거의 승리 공식이었지만, 이제는 그 깊이가 플랫폼에 의해 흡수될 위험이 커졌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스타트업이 단일 워크플로우에서 승리하여 시장에 안착했다면, 그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자금력이 풍부한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해당 기능을 '충분히 괜찮은(good enough)' 수준으로 번들링하여 출시하기 전에, 여러분은 반드시 다음 단계의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전략적 선택지는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는 플랫폼이 침범하기 어려운 영역까지 제품의 범위를 넓혀 표면적을 확장하는 것이고, 둘째는 고객의 데이터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더욱 강력하게 결합하여 플랫폼이 대체할 수 없는 수직적 통합(Vertical Integration)을 이루는 것입니다.

성장의 엔진: 순매출 유지율(NDR)의 압도적 가치

토마스 퉁거즈는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지표는 변함없이 '순매출 유지율(Net Dollar Retention, NDR)'이라고 강조합니다. 리번들링 시대에는 고객이 플랫폼 내에서 얼마나 더 많은 가치를 발견하고 지출을 늘리는지가 생존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NDR의 마법은 숫자로 증명됩니다. 퉁거즈의 분석에 따르면, NDR이 20%p 증가할 때마다 해당 기업의 연간 반복 매출(ARR)은 향후 5년 동안 약 두 배로 성장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이는 신규 고객 유치(Acquisition)보다 기존 고객의 가치 극대화(Expansion)가 기업 가치 상승에 훨씬 더 효율적임을 시사합니다.

현재 성공적인 B2B SaaS 리더들은 점점 더 120% 이상의 높은 NDR 구간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고객의 워크플로우 깊숙이 침투하여 고객이 우리 제품 없이는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만드는 '락인(Lock-in)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한국 SaaS 창업자를 위한 실전 가이드라인

18개월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한국의 SaaS 창업자들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기보다, 냉혹한 시간의 흐름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의 진입점(Wedge)이 영업 통화 분석, 송장 OCR, 혹은 특정 데이터 추출과 같은 단일 워크플로우라면, 18개월 이내에 수평적 AI 플랫폼이 해당 기능을 기능의 일부로서 제공할 것이라고 가정하십시오.

플랫폼이 제공하는 기능은 여러분의 전문 솔루션보다 성능이 낮을 수 있지만, '충분히 괜찮은(good enough)' 수준만 되어도 고객은 관리의 편의성을 위해 플랫폼을 선택할 것입니다. 이 18개월은 여러분이 플랫폼으로 진화하거나, 혹은 플랫폼이 넘볼 수 없는 요새를 구축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입니다.

수직적 통합과 워크플로우 확장의 투트랙 전략

방어 전략의 첫 번째는 '수직적 통합'입니다. 단순히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고유한 데이터, 규제 환경, 그리고 복잡한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체를 제품의 일부로 흡수해야 합니다. 이는 범용 플랫폼이 따라오기 힘든 강력한 해자가 됩니다.

두 번째는 '확장 가속화'입니다. 첫 번째 워크플로우에서 확보한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인접 워크플로우로 빠르게 확장하여 스스로가 하나의 작은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플랫폼이 여러분을 삼키기 전에, 여러분이 고객의 워크플로우를 먼저 점유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결론: 변화를 기회로 만드는 전략적 사고

AI로 인한 리번들링 현상은 기존 SaaS 창업자들에게 위협인 동시에, 새로운 차원의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기술의 복잡성을 고객 대신 짊어지고, 고객의 업무 흐름을 가장 잘 이해하는 기업이 승리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고객이 겪는 인지적 부하를 어떻게 줄여줄 것인가'와 '어떻게 하면 고객의 가치 사슬 안에서 NDR을 극대화할 것인가'로 귀결됩니다. 변화하는 기술 스택에 매몰되지 않고, 고객의 비즈니스 본질에 집중하는 창업자만이 AI 시대의 새로운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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